장 초반 연고점을 경신하던 코스피가 22일 단기 급등 부담감에 2%대 가까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시장에서 ‘쉬어가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개별 종목 실적에 따라 분위기가 갈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1시 5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50.13포인트(1.56%) 떨어진 3160.6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0.69포인트(0.02%) 내린 3210.12로 출발했으나 바로 상승 전환한 뒤 오름폭을 키워나가 한때 3220.27을 찍으며 지난 11일 종전 연고점(3216.69)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을 하지 못하고 32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단기 급등 부담감에 순매도 행보를 보이는 것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많이 오른 만큼 조정을 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되면 향후 가이던스가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향후 주도주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서 증시의 쉬어감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매크로 이슈는 없다”며 “전반적으로 좀 시장에서 쉬어가는 분위기가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약간 과열도 있고 급등한 종목도 있기 때문에 향후 실적 발표에 따라 종목들이 가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42억 원, 4165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6904억 원 순매수 중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81포인트(0.14%) 오른 6305.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8.51포인트(0.38%) 오른 2만 974.1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안정된 원·달러 환율과 나스닥 최고치 경신이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지만, 연고점 경신 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 폭을 상쇄했다.
유진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을 현재 컨센서스(기대치)에서 10% 하향 조정한다고 가정할 때 적정 코스피는 3140포인트 수준”이라면서 “과거 상승장에서 지수가 적정 수준을 상회했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고점은 3500포인트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는 과하게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며 빠르게 오른 증시가 부담이라면 팔거나 비중을 줄이기보다 순환매 대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장 초반 상승했으나 현재는 2.73% 떨어진 6만 595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반짝 상승했던 SK하이닉스도 1.65% 내린 26만 8000원으로 약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1.03포인트(1.34%) 내린 810.66다. 지수는 나흘 째 오르다가 상승세가 꺾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24억 원, 1080억 원 순매도하고 있는 반면에 개인은 1965억 원 순매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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