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는 ‘젊은’ 도시다. 만 19~39세 청년인구 비율이 41.4%(2023년 말 기준)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지역에서 상경해 관악을 첫 터전으로 삼는 청년들이 적지 않아서다. 강남의 ‘테헤란밸리’나 구로·금천의 ‘G밸리’로 출퇴근이 쉬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상당수는 결혼이나 이직, 더 좋은 주거지를 찾는다며 관악을 떠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청년친화도시’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세대, 계층에 필요한 정책을 펼쳐온 이유다.
박 구청장은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이라며 "청년, 중장년, 어르신 등 각 세대의 행복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 구현에 힘 쏟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당선 후 2022년 한 번 더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청년’은 취임 초부터 박 구청장의 핵심 키워드였다. 그는 “관악을 청년들이 머무르다 떠나지 않고 계속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도시브랜드(BI)를 ‘청년수도 관악’으로 짓고 청년정책과 신설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자리 창출이 청년과 경제활력을 관통하는 열쇠라고 봤다. ‘관악S밸리’ 조성에 힘쓴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대와 지자체, 기업이 힘을 모아 벤처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지원군이 되도록 한 것. 그 결과 관악S밸리에 들어선 기업은 635곳으로, 3000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1000곳 이상 입주가 목표다. 그러면 1만 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경제 체질까지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활력의 한 축은 소상공인이다. 관악에는 10인 이하 사업체가 전체의 95.8%에 이를 만큼 소상공인이 많다. 관악구는 ‘10대 골목상권’을 선정해 상인 조직화와 컨설팅, 브랜드 개발 등을 지원해왔다. 2022년부터는 5년간 33억 원을 추가 투입해 주요 골목상권을 테마 골목으로 조성해 전통시장과 시너지 창출에 나서고 있다.
‘샤로수길’은 대표적 성과다. 이곳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이국 음식점이 모여 있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젊은 소상공인이 사업을 확장하며 청년 기업가로 성장하고, 구의 지원 사업 덕에 새 창업가의 유입도 활발하다. 박 구청장은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이고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지역경제를 탄탄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주거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구청장은 “관악은 한동안 강남, 구로 사이의 베드타운에 머물렀지만, 신림선 개통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 등의 시너지 효과로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며 “재개발, 재건축을 적극 지원해 주거환경을 체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르신 복지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에는 서울 최초로 산지 조성 파크골프장이 문을 열었고, 관악문화복지타운과 노인종합복지타운 건립도 착착 추진되고 있다.
1분기 기준 박 구청장의 민선 8기 공약사업 이행률은 83.8%다. 지난해 말 진행한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도 80.3%가 만족한다고 답해,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남은 1년, 관악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의 핵심인 ‘벤처창업도시 완성’과 주민 일상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힐링·정원도시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게 박 구청장의 생각이다. 이에 그는 내년 선거에서 3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박 구청장은 “주민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추진 중인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고 도약하려면 행정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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