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자영업자 대출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하고 토큰증권(STO)를 통해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수 있게 돕는다. ★본지 4월 28일자 1·2면, 7월 23일자 11면 참조
금융위원회는 2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공개했다.
신용정보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비금융·비정형 정보를 통합 관리 분석해 이를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전통적 신용평가를 통해서는 제대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하반기 중 세부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또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사업자의 금융정보와 상거래정보, 공공정보 등을 통합조회·관리하는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를 도입하고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는 창업과 영업, 폐업 후 재기지원까지 전 단계에 걸쳐 원스톱 금융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연내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 도입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에는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 개정에 나선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대표자 개인의 신용이나 담보·보증 등을 토대로 이뤄지는 기존의 자금공급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AI·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와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STO를 통한 소상공인 자금조달 방안이 소개됐다. 소상공인이 본인의 사업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그 사업수익을 배분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일반인들이 해당 업체의 주주이자 동시에 고객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대출 대신 투자를 받는 셈이다. 권 부위원장은 “상당히 좋은 방안”이라며 “블록체인 기반으로 수익을 배분해주고 (대출) 원리금은 안 내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가이드라인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지금대로라면 새로운 기술이 도입돼도 대출이 크게 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연말에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을 통해 상당 규모의 특별자금을 소상공인에게 지급한다. 추가경정예산이나 정부 예산 투입 없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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