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선 정국에서 주목받았던 정치 테마주의 열기가 잦아들자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테마 교체와 함께 투자 과열 종목 지정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열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 경보 제도상 최고 단계인 투자 위험 종목 지정 건수는 총 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건)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치다. 투자 경고 종목은 117건에서 198건으로 69%, 투자 주의 종목도 1074건에서 1344건으로 25% 가까이 증가했다. 증시 랠리 속에서 테마주에 대한 투기성 거래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달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긴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에 서명하자 관련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면서 주가도 빠르게 뛰었다. 실제로 관련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국내 기업들은 지난주 한미 관세 협상 순연으로 벌어진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도 일제히 주가가 올랐다. 올 들어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카카오페이(377300)와 미투온(201490)은 이달 25일에도 각각 10.71%, 29.87% 급등했다. 같은 날 더즌(462860)(12.31%), 헥토파이낸셜(234340)(11.14%), 다날(064260)(9.23%) 등도 강세였다.
반면 정치 테마주의 대표 사례로 꼽혔던 이재명 대통령 관련주들은 대선 이후 조정을 거치며 존재감이 사라졌다. 부동산 매매 업체인 이스타코(015020)는 이 대통령의 정책 테마주로 분류돼 상승세를 탔지만 현재 주가는 크게 내려앉았다. 대선 직전인 지난달 2일과 비교했을 때 현재 -3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오리엔트바이오(002630)·상지건설(042940) 등은 낙폭을 키워 나란히 -60%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학개미(미국 주식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이달 들어 25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가상자산 관련 기업일 정도다. 특히 비트마인(1억 5009만 달러·약 2070억 원)과 코인베이스(1억 454만 달러·약 1441억 원)는 한 달도 안 돼 순매수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테마에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단기 변동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법제화 등을 감안하면 상승 모멘텀은 유효하지만 상표권 출원 소식만으로도 테마 종목들의 주가 급등락이 빈번하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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