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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역할극에 광우병 시위 사진까지" 협상단 극적타결 배경은 [일문일답]

한미 무역합의 타결 브리핑

'광우병' 사진도 총동원해

대통령실도 브리핑 진행

"車 15% 관세는 아쉬워"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사진 제공=기재부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일본·유럽연합(EU) 등 무역 경쟁국과 동일하게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다. 이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전제로 한 결과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핵심 의제로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봤다. 다만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존에 자동차 등의 품목 관세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아쉬움이 남는 협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방미 협상단 인사들이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것을 계기로 무역 협상을 큰 틀에서 타결했다. 이들 대표단이 현지에서 진행한 브리핑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협상의 주요 특징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다음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개최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구 부총리, 김 장관, 여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소개해달라.

△구 부총리: 협상하는 시간은 한 30∼40분 정도로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없었다. 저희는 상대방의 어떤 협상 전략을 사전에 수집을 많이 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많이 해서 아주 원활한 협상이 됐다. 특별한 문제 없이 잘 끝났다.

△김 장관: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고 느꼈다. 저희가 모의고사 비슷하게 서로 트럼프 대통령 역할 롤 플레이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말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투박하게 굉장히 직설적이지 않은가. 이렇게 물으면 어떻게 답할지 저희 나름대로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 준비했다. 여러 사람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떻게 답하면 좋은지 조언을 구했다. 예를 들면 그 자리에서 복잡하게 설명하면 안 된다. 가급적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라고 언급한다든지 다양한 조언을 듣고 임했기 때문에 저희 셋이 나름대로 역할 분담했고 그런 부분이 협상하면서 도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철강 관세와 관련해 무관세 쿼터 논의가 있었나.

△여 본부장:전체 협상 기간에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품목별 관세의 인하 내지 철폐를 지속해서 미국 측에 요청했다. 오늘도 철강에 대해 다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인하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지만, 철강에 대해서는 미국의 굉장히 강한 입장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까지 50%를 계속 유지하는 게 미국 정부 방침이다.

-환율 관련 논의가 있었나.

△구 부총리:환율 관련해서는 이번 협상에서 별도로 논의되지 않았다.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의 대미 투자 수익 90%가 미국인에 돌아간다고 했는데 구체적 구조가 어떻게 되는가. 투자 타임라인은 트럼프 임기 내에 완료되나.

△김 장관:3500억 달러 타임라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구체적 협의가 필요하다. 90%-10% 룰(수익 배분 비율)은 미국측과 일본측의 생각에 견해차가 있다. 다만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그 나머지 부분이 미국에 재투자하는 거로 이해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미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펀드도 출자, 대출, 대출 보증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3개 사이의 비율은 정해져 있지 않다.

-한국기업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할 때 법적인 제한이 있는데 미국이 규제나 법 개정 의지나 약속이 있었나.

△김 장관:미국에서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할 의지가 매우 강하다. 그래서 관련된 규제나 이런 내용에 대해서 법률까지 포함해서 (투자를) 유치하려는 의지가 강해서 그렇게 갈 걸로 지금 예상한다. 조선업에 투자하는 1500억 달러는 우리가 주도해서 펀드를 만들어서 우리 국내 기업들이 여기에 투자하거나 근로자를 교육하거나 하는 부분에 계속 쓰일 예정이다.

-농축산물은 개방 요구가 있지 않았나.

△여 본부장:미국 측의 농축산물 추가 개방 요구는 굉장히 거셌다. 2주 전인가 한국에서 농산물 개방 이슈가 본격적으로 언론화됐는데 미국도 한국에서 실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서 아마도 한국의 민감성을 현실로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됐고 그게 도움 됐다고 생각한다.

△김 장관:저희가 지난번 광우병 사태 때 있었던 (시위 인원이) 100만명 이상 된 사진이 있지 않나. 그 사진을 준비해 미국에 보여줬다. 여 본부장이 준비했는데 그런 게 우리 한국 상황을 이해하는 데 굉장히 도움 됐지않았나 생각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마이크 앞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김 실장의 타결 관련 브리핑 일문일답.

-한미 정상회담 날짜가 잡혔나.

△(트럼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아라'고 했다는데, 대통령 일정이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2주 내로 됐고 외교라인에서 구체적 날짜와 방식을 협의하게 될 것이다.

-이번 관세협상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반출, 방위비 무기 협상 등은 포함 안 됐나.

△그건 별개의 이슈이고 같이 다뤄지지 않았다. 고정밀 지도, 농축산물 등은 여 본부장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일 많이, 제일 일찍 논의한 분야인데 이번에는 통상 위주로 신속하게 급진전하면서 그건 우리가 방어한 것이다. 그쪽에 대한 추가적인 양보는 없다. 이번 딜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주가 돼서 했다. 그래서 통상 분야 중심으로 이뤄졌고, 안보 등 문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에는 농산물도 포함이 됐다.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과 나눈 대화인데 농축산물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고, 합의된 게 없다. 농업 분야는 99.7%가 개방돼 있고 0.3%, 10개 내외 종목만 유보돼 있다. 우리는 늘 그렇게 주장했고, 미국 측도 상당히 공감해서 특별히 문제 되지 않는 딜을 할 수 있었다.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한국이 기존에 누리던 FTA 효과는 사라지나.

△맞다. 우리는 당연히 12.5%가 맞는다고 마지막까지 주장했다. 저는 끝까지 주장했는데, 여러분이 미국식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들었겠지만, (미국 측에서) '우리는 이해하는데 대통령은 모두 15%다'라고 얘기했다. 그걸 하려고 하면 여러 틀이 흔들린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12.5%가 맞는다고 주장했다. 말씀대로 FTA라는 게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 미국 관세와 관련해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협상을 보면, 세계무역기구(WTO)나 FTA 체제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온라인플랫폼법이나 AI(인공지능) 칩 관련 협의는 없었나. 펀드는 전부 직접 투자인지.

△온라인플랫폼법, AI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는 없다. 아무 관련 없는 이야기다. 협상 단계에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펀드 2000억 달러 중에는 직접 투자도 일부 있겠지만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이라고 본다. 보증이 제일 많은 금액을 차지할 것 같고 그다음이 대출인데, 직접 투자는 비율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매우 낮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한도'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 협상을 참고해서 펀드에 세 가지 요소가 다 포함된다는 사실을 비망록에 적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메시지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구매가 나오는데.

△구매는 1000억 달러로 LNG와 원유, 약간의 석탄 등 주로 에너지 분야다. 이것은 통상적으로 수입하는 규모여서 무리가 없다. 이번 딜 때문에 추가로 없는 수요를 만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중동산을 미국산으로 바꾸는 정도의 구성 변화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늘, 우리 경제 규모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입액이기 때문에 구매에 무리가 없다.

-반도체·철강 등 품목 관세는 어떻게 됐나.

△추후 반도체나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가 있으면 다른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우리도 같은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적시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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