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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서 매일 12시간 코딩”…美 30대 수감자, 실리콘밸리 정규직 된 사연 보니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기로 만든 사진. 툴 제공 = 플라멜




2평 남짓한 교도소 독방에서 하루 12시간씩 코딩공부를 한 미국의 30대 수감자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정규직 개발자로 채용돼 화제다. 반복된 마약 범죄로 10년 넘게 수감생활을 이어온 그는 교도소의 원격 근무·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감옥에서 스타트업의 정규직 개발자가 된 프레스턴 소프(33)의 일화를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데이터베이스 스타트업 ‘터소’에서 근무 중인 소프의 하루는 2평 남짓한 교도소 방에서 시작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책상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30분간 운동 후 컴퓨터 전원을 켠다. 이후 하루 12시간 이상 코딩에 몰두한다. 그는 현재 미국 메인주 마운틴뷰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소프는 10대 시절 집을 나와 마약 유통에 뛰어들었고 20세에 첫 체포 후 3년간 복역했다. 석방 후에도 시급 10달러짜리 일자리 대신 다시 마약 판매에 손을 대며 14개월 만에 재수감됐다. 이번에는 15~3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것을 체념하고 희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를 바꾼 것은 메인주 교도소의 원격 교육·근무 프로그램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도소가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수감자들이 대학 온라인 수업을 듣고 IT 직무를 훈련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소프는 메인주립대 온라인 강의와 코딩 교육에 참여해 3년 넘게 매일 12~14시간 공부를 이어갔다. 그는 “남은 4년을 한 기술에만 집중하면 출소 후에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교도소 내 IT 솔루션을 개발하는 비영리기관 ‘언록랩스’에 취업해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실력을 쌓았다. 올해 초,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터소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다가 CEO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고 정규직 채용 제안을 받았다.

터소 CEO 글라우버 코스타는 “ 그의 작업물을 보고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프로필에 ‘수감 중’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와 대화해 본 뒤 망설임 없이 채용했다”고 말했다.

메인주 교정당국은 원격 교육과 근무 기회를 제공한 덕분에 재범률이 미국 평균(60%)보다 훨씬 낮은 20%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수업을 수강한 수감자의 재범률은 0.05%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메인주 교정국장 랜들 리버티는 “단순히 가두는 방식으로는 범죄를 줄일 수 없다”며 “교육과 기회를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재범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소프 역시 “과거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며 “감옥에서 코딩을 배우고 일자리를 얻으면서 삶의 목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교도소는 사람에게 변화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터소에서 원격으로 근무 중인 소프는 내년 5월 출소 예정이다. 그는 “출소 후 부모님 근처에서 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개발은 직업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교정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교정 전문가들은 “수감자에게 교육과 고용 기회를 주면 사회 안전과 경제적 이익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메인주 모델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감옥서 매일 12시간 코딩”…美 30대 수감자, 실리콘밸리 정규직 된 사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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