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 공매도 거래 대금이 하루 만에 3배 넘게 급증하며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다. 당국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호응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환원 의지를 표명했지만 실제로는 주식배당·무상증자·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시장에 물량을 지속 공급해 주가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전날 공매도 거래 대금은 307억 원으로 11일(94억 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거래 대금 중 공매도 비중은 같은 기간 17.67%에서 37.64%로 치솟았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4%대에 불과했으나 40%까지 근접한 셈이다.
공매도 압력이 거세지면서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겨우 1.52%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4.41%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매입한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유통시키면서 주가 하방 압력을 부추기고 있다. 올 5월에는 스톡옵션 행사로 보통주 2만 5336주를 추가 상장했고 지난달에는 무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849만 4384주를 시장에 풀었다. 이달 들어서도 스톡옵션 행사로 보통주 1만 8812주가 새로 상장됐다. 올 5월 2000억 원, 6월 1000억 원, 7월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연달아 내놓았음에도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행태는 반복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약 1025만 1543주의 대규모 주식배당을 단행했다. 지난해 총 394만 778주(약 5250억 원)를 매입하고 413만 1834주(약 6683억 원)를 소각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주식을 시장에 다시 푼 셈이다. 당시에도 주주 환원이라는 명목과 주식배당이 상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주 환원은 지속성과 일관성이 핵심인데 물량을 줄이면서 가치를 높이기보다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면 오히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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