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사진)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한다. 글로벌 공중보건 이슈 등과 관련해 정부 및 민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다음 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재단은 게이츠 이사장과 전 부인인 멀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세계 빈곤 퇴치와 질병 예방 등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그동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공중보건·교육·성평등 분야의 자선사업을 이끌면서 지금까지 1000억 달러(약 138조 원)가 넘는 돈을 기부해왔다. 지금까지 재단 운영자금의 약 41%는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나머지는 게이츠가 기부했다.
게이츠재단은 특히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설립에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개발도상국에 저가 백신을 공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 및 제약 업체들과 만나 협업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게이츠 이사장은 2022년에도 방한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당시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방안과 글로벌 보건 증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과 만나 미래의 팬데믹에 대비한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 글로벌 공중보건 문제 해결 방안 등과 관련해 꾸준히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보건복지부 등과 게이츠재단 간 양해각서(MOU)를 맺고 전 세계의 보건 회복력 강화, 건강 불평등 해소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9년 만의 국회 연설에서는 감염병 대응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8년 MS 회장직에서 물러나 게이츠재단의 사업에 전념해왔다. 그는 올해 5월 “2045년까지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고 게이츠재단을 해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1070억 달러(약 148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게이츠 이사장은 “내가 죽은 후 ‘그가 부유하게 죽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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