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아카데미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전문 인력 9000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곽진오 한국디스플레이 아카데미 초대원장 겸 동진쎄미켐 부회장이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문 인력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산업 근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아카데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첨단산업 인재 혁신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7일 출범한 민관 합동 전문 인력 양성 플랫폼이다. 산업계와 학계, 전문 기관이 합심해 2029년까지 3900명을, 앞으로 10년 동안 9000명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려 계획하고 있다. 곽 원장은 1987년 삼성SDI 연구소에 입사한 이래 38년 동안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치며 디스플레이 산업에 38년간 종사해온 업계 원로다.
곽 원장은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전문 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반도체와 비슷했던 산업 인력 규모가 지금은 반도체 대비 10% 수준까지 줄었다”며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교수진과 장비, 연구 기반까지 함께 사라져 중장기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의 나이 분포를 봐도 20대 비중은 감소하는 데 반해 50대 이상 인력은 증가하고 있다“며 ”중간급 인력 이탈이 많다는 뜻인데 이로 인해 기술 축적이 단절되고 제조 연령이 높아지면서 생산 효율도 저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아카데미는 ‘즉시 전력감’이 될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남 천안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와 경기 안산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센터’ 등 실습 라인을 갖춘 현장과 연계해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재직자들도 업무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설계했다. 또한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 아니라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퀀텀닷(QD), 나노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까지 교육 영역을 확대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학교·연구기관을 잇는 인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곽 원장은 “과거 우리 LCD 산업이 중국으로 너무 빨리 넘어간 데는 국가적인 관심이 부족한 영향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인재 양성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산업 부흥에 국가적인 관심이 모인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입이 성장할 통로, 경력을 채울 경로가 없었던 산업구조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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