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이 수십개의 못을 삼켰다가 보존적 치료를 받은 사례가 전해졌다.
이달 11일 큐레우스 저널에 따르면 한달 전 브라질 카주루 대학병원에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와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33세 여성 A씨가 다량의 못을 삼켰다며 응급실에 내원했다.
A씨는 병원을 찾기 5일 전부터 복통이 심해지고, 흑색변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행히 당시 A씨의 전신 상태는 양호했고 배를 눌렀을 때 압통과 가벼운 불편감은 있었지만 복막염 등 중증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이 복부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의 배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진 못들이 확인됐다. CT 사진을 통해서도 위, 장 등에 많은 양의 금속 이물질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이물질 수가 너무 많아 내시경 시술로 제거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A씨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이물질 섭취로 네 차례나 수술받은 이력이 있어, 광범위한 복부 유착이 발생한 상태였다. 이에 의료진은 또다시 개복술을 하지 않고 진통제를 투여하며 증상을 지켜보는 보존적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18일의 입원 기간 동안 지속적인 복부 방사선 촬영 결과, 못들이 점차 항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장을 막거나 구멍을 내는 등 위험한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못들은 완전히 제거됐으며, A씨는 정신과 병동에서 집중적인 추적 관찰을 받기로 하고 퇴원했다.
의료진은 "A씨 사례는 정신과 환자의 이물질 삼킴 사고가 재발하기 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신중한 판단을 통해 개복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를 택하는 것이 때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앓고 있는 양극성 정동장애는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조울증'이라고 불린다. 기분·생각·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알코올 또는 약물 사용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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