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가 출시 한 달 만에 시장의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박사급 전문가 수준”이라고 자신했던 모델이 기초적인 철자 오류마저 범하며 이용자들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7일 GPT-5가 공개될 당시 인공지능(AI) 업계는 들썩였다. 올트먼 CEO가 이전 모델들이 고등학생(GPT-3), 대학생(GPT-4) 수준이었다면 GPT-5는 박사급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델을 “범용인공지능(AGI)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까지 표현했다.
AGI는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적 능력을 갖춘 AI로 업계의 궁극적인 목표로 꼽힌다. 이 같은 화려한 수식어는 투자자와 이용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실제 사용 결과는 참담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들의 이름을 나열하라는 간단한 요청에 조지 워싱턴을 ‘기어지 워싱지언(Gearge Washingion)’, 토머스 제퍼슨을 ‘토머슨 제퍼슨(Thomason Jefferson)’으로 표기했다. 미국 지도 작성 시에는 캘리포니아를 ‘칼포히아’, 아이다호를 ‘1오아호’로 잘못 적는 등 기초적 오류를 연발했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분노는 온라인 청원으로 이어졌다. “GPT-4o가 더 낫다” 등 기존 모델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오픈AI는 결국 이를 수용했다.
올트먼 CEO는 이달 9일 엑스(X)를 통해 “(모델의) ‘자동전환장치’가 고장 나 사용불가 상태여서 GPT-5가 실제보다 더 멍청해 보였다”며 “오늘부터는 더 똑똑해 보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용자 질문에 따라 최적 모델을 선택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CNN은 해명 이후에도 여전히 형편없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문제를 넘어선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AI 비판론자로 유명한 게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는 “이런 어중간한 모델에 브랜드명을 걸 줄 몰랐다”며 “합리적 시장이라면 기업가치가 타격받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신의 AI 기업 xAI의 ‘그록’ 모델이 더 우수하다고 주장했지만 마커스 교수는 “그록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GPT-5 사태는 단순한 제품 결함을 넘어 AI 업계 전반의 과대광고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챗혰의 주간 이용자는 7억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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