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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호텔에 샤넬백은 기본?"…SNS 타고 번지는 '억 소리' 나는 프러포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여자친구인 헤오르히나 로드리게스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가 최근 70억원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로 프러포즈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초호화 프러포즈'가 더는 먼 나라 유명인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국내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고가의 프러포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신여대 양수진 소비자산업학과 부교수 연구팀이 '소비자정책교육연구'에 발표한 '밀레니얼 청년들의 프러포즈 문화 속 명품의 의미' 논문에 따르면, 청년 세대의 프러포즈는 5성급 호텔과 명품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연구팀이 인스타그램 '프러포즈' 게시글 128개를 분석한 결과, 가장 선호되는 장소는 호텔(42%)이었으며 신원이 확인된 19개 호텔 중 17개가 5성급이었다. 특히 일부 이용자는 '시그니엘 99층'처럼 층수까지 명시하며 장소의 등급을 과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프러포즈 예물로는 '샤넬' 가방이 절반에 가까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뒤를 이었다. 고가의 외제차와 함께하는 프러포즈 인증 사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프러포즈를 하나의 이벤트로 여기는 인식은 젊은 층일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55%가 '프러포즈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답해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문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용이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호텔 패키지에 수십만원대 장식,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명품 선물이 더해지며 프러포즈 비용은 전체 결혼 비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결혼한 부부의 평균 비용은 약 2억원에 달했으며 결혼 예정자들은 2억3000만 원을 예상했다. 이러한 고비용 결혼 문화의 단적인 예로, 최근 한 유튜버가 공개한 신라호텔 웨딩홀의 비용은 결혼식에만 1억 9693만원이 들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작년 7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500달러(한화 약 600만원)짜리 청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고비용 프러포즈 문화를 지적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과시 욕구와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적 관습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청혼이라는 본래 의미가 재력을 과시하는 행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안정적인 능력을 증명해야 결혼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현상"이라며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에게 더 큰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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