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기상청장으로 취임한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59)이 “기상청의 비전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돼야 한다”면서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의 적극적인 역할 확대를 시사했다.
이 청장은 18일 취임사를 통해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와 예측을 총괄 지원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 허브를 위한 과제로는 우선 기상·기후 감시·예측 체계의 고도화를 꼽았다. 이 청장은 “인공지능(AI), 고해상도 수치 모델, 위성·레이더 관측망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의 안전을 최전선에서 지켜내기 위한 예보와 특보체계의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특보구역의 세분화 △열대야 증가에 따른 주의보 신설 △폭염경보의 단계 확대 △호우특보 해제 예고 △시간당 100㎜ 이상 극한 호우 빈발에 따른 긴급재난문자 강화 등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이어 “기상청은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가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이 청장은 “국가 기후예측시스템개발에 차질이 없게 인프라를 보강해 나아가겠으며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통해 기후위기 적응 대책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상청의 역할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 청장은 “정밀한 수치예보와 AI를 바탕으로 기상자원지도와 바람·일사량 예보를 고도화해 재생에너지 생산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경북 경주 지진 이후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깨진 점에 대해서는 “현장경보의 도입으로 지진조기경보 통보시간 단축, 체감진도 정확도 개선 등으로 국민 안전에 매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역대 첫 여성 기상청장인 이 청장은 서울대 대기과학과 석·박사를 졸업했고 2009년 기상청에 입사해 수도권기상청장·광주지방기상청장·기후과학국장 등을 거쳤다. 이 청장은 “기상청이 생산하는 예보와 정보가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소통 방식을 더 고민하고,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하는 맞춤형 기상·기후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