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096530)이 수익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영업이익이 분기별로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안정적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젠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어난 1141억 원,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부터 분기 매출액 10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최근 3년 동안 수시로 적자와 흑자를 넘나들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흑자전환했지만, 직전 분기(148억 원)에 비해서는 78.8%나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시장도 널뛰기 영업이익 탓에 제대로된 기업가치 분석이 어려울 정도다. 실제 올 2분기 금융투자업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9억 원이었지만, 실제 실적은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목표주가를 내리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씨젠 적정주가를 종전 4만 4000원에서 4만 2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씨젠의 영업이익이 오락가락한 이유는 매출총이익률(GPM)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PM은 기업의 원가 관리 효율성과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씨젠의 올 2분기 GPM은 60.7%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직전 분기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마진율이 높은 제품들의 수익이 낮다는 의미다. 실제 올 2분기 마진율이 높은 호흡기바이러스(RV) 제품군 매출액은 15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6%나 감소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씨젠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외형 성장보다 마진 개선"이라며 "마진이 낮은 장비 매출 비중은 늘었고, 마진이 높은 호흡기 키트는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한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시약 의존도가 높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올 2분기 시약 매출은 전체의 76.7%에 달했다. 함께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혈당 진단 제품 등 만성질환 관련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주력 분야인 PCR(분자진단) 분야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씨젠의 매출 61%가 발생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로슈, 애보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다른 진단제품과의 패키지 영업, 정부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씨젠에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PCR 검사 기술 외 진단 시약 종류 확장과 검사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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