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이 19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한국의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은 재계의 우려에도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예정대로 처리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김 원내대표를 만나 “한국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 기업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치 규제 환경은 한국이 더 매력적 투자지가 되기 위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가 노란봉투법 법안을 심의함에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업계의 의견과 우려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선 김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기업이 원하는 건 예측가능한 정책과 투명한 규제”라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건 정부와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외국인 투자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8월 한미정상회담과 10월 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회와 주한미국상의가 더 긴밀히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김 회장은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이 미국 기업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며 “저희는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지만, 만약 통과가 된다고 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즉시 충분히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현실적인 분이기 때문에, 이런 우려를 충분히 나중에 반영을 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추후에 산업계와 충분히 소통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법안 처리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암참도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가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법안 내용은) 수정할 수가 없다. 올라간 대로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암참 측에 “노조법이나 배임죄와 관련된 법 사항에 대해 경영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들의 이해관계나 입장을 표명하고, 민주당에 의견을 전달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허 원내수석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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