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 가계 빚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및 ‘빚투'(대출로 투자) 급증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해당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02년 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증가폭도 컸다. 전분기 말 대비 24조 6000억 원 늘었다.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민간·공공 금융기관, 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과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합산한 값이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3조 1000억 원 줄었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한 뒤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1832조 6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 보다 23조 1000억 원 불었다. 판매신용은 1조 4000억 원 증가한 120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주담대는 전분기 보다 14조 9000억 원 증가한 1148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이 전 분기(9조 4000억 원)보다 더 확대됐다. 올 2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주택 거래량이 늘자 주담대 수요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주담대는 전분기 보다 16조 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조 6000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8조 2000억 원 증가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월 이후 주택매매 거래량이 크게 늘어 2분기 주담대에 영향을 미쳤다"며 "또 은행 등의 신용대출이 증가한 데다 2분기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해 증권사 신용공여도 급증하면서 기타대출 역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3분기에는 가계 빚 증가폭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