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분야 협력 논의가 진전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방위 체계에 포섭될 경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8일(현지 시간)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앤디 김 미국 상원의원 등이 조선업 협력안 구체화를 위해 방한한 것을 두고 “미국이 조선업 강국인 한국과 일본을 자국 방위 체계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제3국을 상대로 하는 군사작전에 한국이나 일본산 선박을 투입할 경우 양국은 매우 큰 곤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낙후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양국 입장에서는 투자·생산의 미국 이전으로 국내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반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조선 공급망은 국가 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모든 참여국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글로벌타임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한국의 위험한 도박’이라며 노골적으로 견제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한국과 미국의 합의 뒤에는 세계 조선업의 판도를 바꾸려는 계획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1·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6년간 지지부진했던 합병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에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견제 심리가 깔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미 간 조선 협력이 공고해질 경우 해양 패권 다툼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 이어 조선업 세계 2위인 한국이 미국과 손을 잡는다면 중국이 그간 구축해온 해양 패권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일찌감치 세계적 수준의 조선업 경쟁력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함정 보유 대수마저 크게 늘리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까지만 해도 110척에 불과했던 중국 함정은 지난해 370척까지 늘어 미국(297척)을 따돌렸으며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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