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가활동이 '영상 시청'과 '스포츠 관람'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직접 돈과 시간이 드는 여행·운동은 뚜렷하게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정적 활동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여행·여가 전문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9일 발표한 '여가·문화·체육 주례 조사'(성인 2만 6000명 대상)에 따르면 올해 6월 둘째 주 기준 관심도 1위는 오락·휴식(60.9%), 2위는 관광·여행(59.4%)이었다. 이어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39.1%), 자기계발·자기관리(37.9%), 사회교류(28.7%), 문화예술 관람(25.6%) 순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관람(22.2%)과 문화예술 직접 하기(10.4%)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4년간 추이를 보면, '스포츠 관람하기'만 유일하게 큰 폭(+5.2%p)으로 올랐다. 반면 관광·여행(-3.4%p),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2.8%p)는 감소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지출에 민감해지면서 가성비 높은 활동이 주목받은 결과다.
관심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늘어난 활동은 국내 프로스포츠 관람이었다. 영상 시청(+3.5%p)과 현장 관람(+2.0%p) 모두 올랐고, 특히 20대는 27.7%로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청년층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과 온라인 커뮤니티, OTT·유튜브·유료방송 등 다양한 중계 채널이 성장을 뒷받침했다.
세부 활동에서는 국내여행(27.6%)·영상 콘텐츠 시청(23.2%)·해외여행(19.6%)이 상위를 차지했지만 실제 상승세는 영상 콘텐츠와 스포츠 관람 쪽에 집중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흐름을 '여가의 간접 체험화'로 해석했다. 스마트폰·TV 화면으로 즐기는 영상 기반 활동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비용과 노력은 줄었지만,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기회는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여가 수단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문화·여행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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