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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톱다운식 해법을 기대한다[이태규의 워싱턴 인사이드]

첫 정상회담 전 이상 기류 뚜렷

李 '반미 이미지'부터 불식해야

한국, 美위해 무엇 할수 있는지

'실용적 미래 비전'도 제시필요

부정선거론 등 돌발상황 대비도

AFP연합뉴스




한국의 대선 직전인 올해 6월 2일 ‘이태규의 워싱턴 인사이드’를 통해 ‘한미 관계가 조용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주한미군 규모 및 역할 조정 문제, 나아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입장 등에서 한미 관계의 물밑에 이상징후가 보이지만 대선 후보들은 한미 관계를 너무 낙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이상기류는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를 묻는 언론 질의에 축하 메시지는 생략한 채 ‘중국의 개입’을 거론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 재무부의 e메일 한 통에 공항에서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미 무역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지만 이달 25일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안한 분위기는 또 연출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2일 간담회에서 “현재 한미 동맹은 경제·통상과 안보 양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최고 당국자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동맹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함께 이동하는 장관들이 먼저 미국에 도착해 카운트파트너와 만나는 보기 드문 상황도 벌어졌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해제, 대중국 공조, 대미 투자 등에서 한미 간의 이견이 있음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럴 때는 결국 톱다운식 해법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상회담까지 시간도 얼마 없거니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톱다운식 해법을 선호하기로 유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자신과 더불어민주당의 반미(反美)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워싱턴 내 공화당 쪽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국 정치인의 성향과 과거에 했던 발언을 한국인보다 더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다. 최근 만난 대표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전 선임연구원은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외교정책에 있어 중도적 발언을 많이 했지만 그가 정말 그런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며 “설령 이 대통령이 변했다 해도 한국 민주당 내 진보적 시각을 가진 그룹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은 그의 외교 및 안보 정책을 매우 주의 깊게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나이가 일흔 살을 넘었다며 ‘역사’를 강조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실용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함흥차사가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자랑할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미국 제조업과 조선업 부활을 위해 무엇을 할지, 투자 규모 및 예상 효과는 어떤지를 간결하게 설명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구축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돌발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 J 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주요 참모진을 총출동시켜 상대국 정상을 ‘압박 면접’하듯이 대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아니더라도 급진적 성향을 가진 백악관 인사들이 중국의 선거 개입 등 부정선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처우 문제 등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최근 신아시아안보연구센터(C4NASS) 주최 온라인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인권 측면에서) 정치적 이유로 안 좋은 대우(mistreat)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외교의 꽃은 정상회담이다. 정상 차원에서 좋은 관계가 구축된다면 실무 선에서 이견이 있어도 문제는 풀리기 마련이다. 이 대통령의 사실상의 첫 주요 외교 무대인 한미 정상회담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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