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기구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가자지구 가자시티에 기아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고 25일 밝혔다.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에 따르면 가자시티는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 판정의 세 가지 기준인 △인구의 최소 20%가 극심한 식량 부족 상태 △5세 미만 어린이의 급성 영양실조율 30% 초과 △인구 1만 명당 하루 2명 이상이 굶주림·영양실조·질병으로 사망을 모두 초과했다.
IPC는 “가자시티에서 22개월째 이어지는 분쟁으로 이미 50만 명 이상이 굶주림, 궁핍, 죽음에 직면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기근은 계속 확산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IRC 국제사회에 △모든 국경 검문소 즉시 개방 △가자지구 전역으로의 안전하고 지속적인 인도적 접근 보장 △항구적 휴전을 통한 민간인 보호 및 인질 석방 등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IRC 총재는 “IPC의 이번 발표는 민간인 보호와 국제인도법 준수 실패를 보여주는 참혹한 증거”라며 “지금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인도적 접근과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생명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희생되는데 이는 자연재해가 아니기 때문에 예방 가능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이은영 IRC 한국 대표는 “IRC는 현지 및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긴급 대응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국제사회의 결단과 적극적 개입 없이는 이번 참사를 막아낼 수 없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조치가 아니라 도덕적 책무와 민간인을 보호하고 위기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실질적 대응이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289명이 굶주림과 극심한 영양실조로 사망했고, 이 중 115명이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IRC는 전쟁·분쟁·재난·기후위기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생존과 회복, 삶의 재건을 지원하는 단체다. 1933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도움으로 설립돼 9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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