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강세에 힘입어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4%대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6월 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1269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6조 원 증가한 규모다.
이 중 50조 원은 기금 운용으로 인한 수익에서 발생했으며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누적 운용 수익금은 총 787조5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기금 운용 수익률은 잠정 4.08%(금액가중수익률)로 나타났다. 미국 관세정책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해외자산의 원화 기준 운용 수익률은 다소 부진했지만, 국내 주식이 전체 성과를 견인했다.
부문별로 보면 상반기 국내 주식은 31.34%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새 정부 정책 기대감과 양호한 수급 환경으로 코스피가 상반기 28.01%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국내 채권도 2.34%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해외 주식은 연초 미국 관세 이슈와 경기 둔화 우려로 부진했으나,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상반기 1.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채권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5.13% 손실을 냈고, 대체투자 역시 이자·배당 수익과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2.86%에 그쳤다.
기금운용본부는 "대체 투자 수익률의 경우 대부분 이자 수익 및 배당수익, 원달러 환율 변동에 의한 외화환산손익으로 인한 것"이라며 "공정가치 평가액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도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1213조 원, 연간 수익금이 160조 원, 운용 수익률이 15.00%(잠정·금액가중수익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금 설치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6.82%, 누적 운용 수익금은 총 738조 원으로 나타났다.
자산별로는 해외주식 34.32%, 해외채권 17.14%, 대체투자 17.09%, 국내채권 5.27%로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국내주식은 –6.94%로 부진했다. 특히 해외주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와 기술주 중심 강세로 30%대 고수익을 올렸고, 해외채권 역시 환율 효과 덕분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대형 기술주 실적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코스피가 2023년 말 대비 –9.63%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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