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현지 시간) 방문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은 증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타이어를 만드는 대로 판매가 된다”며 “아직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증설이 진행되는 공장 뒤편으로는 또 한 차례 증설이 가능한 면적의 부지가 마련돼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2000년대 초반 불모지에 가까운 유럽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독일과 튀르키예 등에 판매 법인을 세우고 시장 환경 분석을 마친 뒤 헝가리를 유럽의 생산 거점으로 낙점했다. 유럽 대륙의 동서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다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이 많았던 헝가리는 전초기지로 제격이었다.
유럽 법인의 직원들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계속 고객사의 문을 두드렸다. 송호범 한국타이어 중동유럽 담당 임원은 “당시 직원들은 사전 연락도 없이 제품 리스트를 들고 다니면서 딜러들을 쫓아다녔다”며 “맨땅에서 시작해 지금의 거래선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2007년 헝가리 공장이 가동되면서 사정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한국과 중국 공장에서 타이어를 만들어 컨테이너로 실어 날랐다. 고객사는 헝가리 공장을 방문하고 난 뒤에야 한국타이어의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인했다. 이후 계절을 가리지 않는 올웨더 타이어 등 고품질 타이어 출시와 유통 채널의 성장, 원프라이스(하나의 가격) 정책이 먹혀들면서 시장 장악력이 높아졌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2~3위권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공장이 위치한 헝가리와 완성차 업체가 몰려 있는 독일 시장에서는 점유율 30%로 1위다. 벤츠와 BMW·아우디는 물론 포르쉐·테슬라도 한국타이어를 OE(차 출시 때 장착되는 제품) 브랜드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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