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 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군을 대상으로 한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피를 수혈해 AI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정부 기조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2026년도 카카오 그룹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공개 채용은 테크·서비스·비즈니스·디자인·스태프 등 전 직군에 걸쳐 실시한다. 특히 카카오 본사 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293490)·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페이(377300) 등 6개 주요 그룹사가 모두 참여한다. 목표 채용 인원은 세 자릿수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공개 채용의 경우 개발 직군에 한해 각 회사별로 진행해왔다. 이번처럼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전 직군에 대해 공개 채용을 실시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원서 접수 기간은 이달 8일부터 28일까지다.
글로벌 빅테크를 선두로 국내에서도 AI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또한 AI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이번 공개 채용의 목적은 “‘AI 기술을 활용해 새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익숙한 일명 ‘AI 네이티브’ 인재를 선발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또한 “지금 청년들은 다양한 AI 기술을 접하고 활용하며 함께 성장해 온 첫 세대”라며 AI 시대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발맞춤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최근 3년간 신규 채용 직원 수가 감소했다. 실제로 카카오가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 졸업 후 신규 취업으로 추정되는 30세 미만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716명에서 지난해 208명으로 3분의 2가량 줄었다. 다만 이번 정부에서 청년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카카오가 대규모 공개 채용에 나선 데 주목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창업자에 대해 검찰은 지난 달 29일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카카오의 성장 동력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오히려 대규모 공개 채용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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