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 차를 맞은 1세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국가별 특성과 서비스 수요 맞춤형 사업 전략을 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 내겠다는 계획이다.
3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AI 음원 분리 기술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은 해외 오디오 솔루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력과 농축된 오디오 솔루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일본은 '오디오 애호가'의 나라로 불릴 만큼 대중들의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다. 그만큼 오디오 기술과 음질에 대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에 가우디오랩은 일본 내 방송사, 제작사, 엔터사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연내 일본 법인 설립도 계획 중이다.
가우디오랩은 최근 일본 한 방송사에 프로야구 경기 중계의 활용도와 질을 높일 수 있는 오디오 솔루션을 제공했다. 야구 중계 방송의 경우 경기장 내에서 울려 퍼지는 응원가의 음악 저작권 문제로 온라인 업로드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었다. 가우디오랩은 해당 방송사에 응원가만 완벽히 분리·제거하는 기술인 'GSEP(가우디 음원 분리)'를 제공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관중들의 함성 등 현장 소리는 그대로 살리면서도 음질 손상 없이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한 덕분이다.
이국진 가우디오랩 해외 사업 책임자는 "기술 검증 난이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만큼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연내 일본법인 설립이 예정된 만큼, 앞으로도 일본에서의 추가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학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매스프레소’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와 일본 교육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학습자의 질문을 실시간으로 해결해 주는 매스프레소의 AI 학습 플랫폼 ‘콴다’는 베트남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콴다 앱 가입자는 총 1억 명에 달하는데, 베트남 내 사용자만 약 2900만 명에 달한다.
매스프레소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노이 지역에 오프라인 학습 공간 ‘MEE'라는 교습 센터를 운영 중이다. MEE 센터는 콴다 온라인 학원 ‘콴다 스터디’의 동영상 강의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을 제공하며 조교가 상주해 학습을 지원하는 자습 공간이다. 현재 하노이에만 4개 센터를 운영 중이며 2027년에는 호치민과 다낭 등 주요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영웅 매스프레소 베트남 사업 총괄은 “베트남은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사 수 부족과 낮은 도시화율, 온라인 교육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인해 양질의 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콴다를 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고품질 교육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서비스 스타트업 라이너는 올해를 해외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고 영업·마케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3년 설립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사에 5명의 핵심 인력을 파견해 현지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강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라이너는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자 하는 대학생, 대학원생, 연구원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라이너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220여 개 국가에서 사용자 1100만 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또 라이너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발표한 '톱100 생성형 AI 앱' 통계에서 웹 트래픽 20위 안에 연속 3회 선정되며 퍼플렉시티 다음으로 'AI 검색 서비스' 부문 트래픽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가입자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UC버클리 대학의 경우 재학생의 10% 이상이 라이너에 가입해 사용 중이다. 미국의 AI 시장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고객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너 관계자는 "최근 AI 기반 리서치 도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이너의 강점인 '정확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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