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정치·재정 불안에 흔들리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내각 불신임 가능성과 미국 관세 위법 판결 등이 겹치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 신호가 확인되면서 반등 기대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3일 인베스팅 닷컴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범유럽 ‘STOXX600 지수’는 전일 대비 1.50% 내렸다. 독일 DAX 지수는 2.29% 급락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70%, 영국 FTSE100 지수는 0.87% 각각 하락했다. 미국의 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도 재정 불안이 부각되면서 장기물 국채금리가 튀어오르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 증시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프랑스의 정치 불안이 주된 변수로 지목된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긴축 재정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8일 하원에 내각 신임 투표를 요청했지만,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불신임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 적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현 iM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연쇄적 재정위기를 겪었던 남유럽 대비 프랑스 경제와 신용 여건은 양호한 만큼, 설사 정국 불안이 현실화되더라도 유로존은 재정 리스크 전염을 막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나 유동성 공급 등 선제적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하락장에서도 명품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반등 기대감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HSBC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를 보유한 케링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LVMH는 1.85%, 케링은 3.83% 뛰었다.
양지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회복이 이어진다면 금융·산업재 중심의 유럽 증시 리더십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그간 소외됐던 럭셔리·자동차·소재 업종의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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