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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호수 인증샷 찍으려고”…문 닫은 폐채석장 철조망 넘는 사람들

가창 폐채석장.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가창 폐채석장이 최근 ‘숨은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채석 작업이 중단된 이후 별도의 출입 제한은 없었고, 깊은 저수지와 노후 장비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에 ‘가창 폐채석장’을 검색하면 “에메랄드빛 호수”, “한국의 캐나다”, “대구 근교 감성 스팟” 같은 수식어와 함께 방문 후기가 다수 올라온다. 일부 쇼츠 영상은 수십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가창 폐채석장은 1990년대 문을 열어 2015년 운영을 종료한 뒤 지금까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입구가 차단돼 있지 않아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이며,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온라인상에서 ‘비공식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주소가 명확히 안내되지 않자 방문객들이 직접 찾아가는 경로를 공유하는 모습도 확인된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사유지라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채석장 장비는 녹슬어 그대로 남아 있고, 수심이 약 29m로 알려진 저수지 주변에는 철조망 등 최소한의 안전시설만 설치돼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한 남성이 이곳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수심이 깊고 물빛이 탁한 데다 폐쇄회로(CC)TV도 없어 수색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31일 통제가 해제되면서 다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방문객들이 끊어져 있는 출입 통제선을 넘어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6월 최재훈 달성군수도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실태를 확인했다. 그는 “요즘 한국의 캐나다로 소셜미디어상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가창 폐채석장에 들러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며 “사유지라 우리 군에서 출입을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구명 장비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는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심이 깊어 근접 시 익사, 낙석 사고 등의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우리 군에서도 안전을 위해 주변 순찰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간 환경단체 역시 문제를 지적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는 ‘가창 폐채석장 지질환경조사서’를 통해 “가창 채석장은 개발 당시의 절취 사면, 저수지 및 노후 장비가 그대로 방치돼 매우 위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창 폐채석장은 관련법에 준해 원상 복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부지 내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달성군은 소유주에게 복구 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소유주가 복구에 나서지 않으면 최종적으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복구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재 철조망과 구명 장비·현수막 등을 설치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만큼 소유주 측에 출입을 완전히 막아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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