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 도입 순위가 작년보다 4계단 상승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親) 가상화폐 정책을 발판으로 2위까지 뛰어올랐다.
4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2025 가상화폐 도입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 순위에서 전년 19위에서 15위로 올라섰다. 체이널리시스는 매년 전 세계 국가별 가상화폐 활용도를 중앙화·탈중앙화 서비스 거래 규모에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실질 GDP를 가중해 산정한 순위를 발표한다.
국내 도입 확대는 가상화폐 거래소와 같은 중앙화 서비스가 주도했다. 한국의 중앙화 서비스 부문 순위는 15위에서 11위로 오르며 전체 순위를 끌어올렸다. 활발한 거래소 이용에 힘입어 법정화폐를 통한 가상화폐 매수 규모는 1조 달러(약 1393조 9000억 원)를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 매수 규모인 500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반면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33위에서 올해 24위로 개선되긴 했지만 상위권 국가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종합 순위에서 한국보다 낮은 19위를 기록한 일본의 경우 디파이 부문에서는 16위로 오히려 한국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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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원에서는 미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올라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친가상화폐 정책을 펼치면서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책 기조에 힘입어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기관투자자 유입이 본격화됐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출시 이후 총 545억 달러가 유입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집중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올해 2분기부터 자금이 빠르게 들어오며 약 20억 달러가 유입됐다.
킴 그라우어 체이널리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상화폐 도입은 선진국의 경우 명확한 규제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국가에서, 신흥국은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실수요가 높은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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