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장기이식을 통해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는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이식이 생명 연장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을 150세까지 살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은 신장(20년 이상), 심장(10~15년), 간(10년 이상) 등 새로운 장기를 통해 생존 기간을 늘리는 의학적 치료법으로 ‘마지막 희망카드’로 불린다. 부산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은 “이식만으로도 환자의 삶은 크게 연장되지만 150세 생존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노화 연구자들은 인간 수명의 이론적 한계를 최대 150세로 보기도 하지만, 실제 한계는 115~125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최고령자는 프랑스의 잔 칼망(122세, 1875~1997)이며 120세를 넘긴 사례는 이후 보고되지 않았다.
서울의대 노화연구팀 관계자는 “노화는 장기 소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 차원에서 복잡하게 진행되는 퇴행 현상”이라며 “장기 하나를 교체한다고 해서 인생이 150년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학계는 건강수명을 몇 년 늘릴 가능성에 주목한다. 메트포르민, 라파마이신 같은 신약,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 유전자 편집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150세 인류 시대’는 아직 요원하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노화 연구 권위자 역시 “150세 발언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며 “현실적인 인간 수명의 한계는 120세 전후”라고 평가했다.
정근 대한종합병원협회 이사장은 “장기이식은 생명 연장의 수단이지 불멸이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 가장 검증된 장수 비결은 잘 먹고, 적당히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