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 1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매회마다 다른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 점이 인기 비결이지만 변호사 윤석훈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해낸 이진욱(사진)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그를 논현동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나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소감을 묻자 “첫 전성기”라며 “반응이 좋을 줄 상상하지 못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시즌2는 논의 중이고 마음 같아서는 시즌5까지도 하고싶다”며 “고등학교 때 적성검사 1순위가 변호사였는데, 연기를 할 때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 없이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MBTI '극 T'”라며 “저도 윤석훈처럼 사건이 발생하면 냉정해지고 결정이 빠르고 한번 결정하면 고민을 하지 않는 편으로 윤석훈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매회 다른 에피소드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지는 가운데 변호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내적 갈등을 하는 모습이 ‘미드’ ‘슈츠’를 연상하게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를 꼽아 달라고 하자 ‘정자멸실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병원의 책임이 있는데 그게 누구 잘못이라고 단정 짓기엔 어려웠다”며 “더군다나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에게 마지막 정자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해당 회를 찍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정자멸실 사건’은 고환암 판정으로 수술을 받고 불임이 된 남성의 마지막으로 보존된 정자가 병원 측의 실수로 멸실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을 그렸다.
그는 최근 ‘오징어 게임 2~3’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아 절절한 부성애를 표현했지만 한때 ‘멜로 장인’으로 불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후배 변호사 강효민(정채연 분)의 상사이자 선배, 멘토 역할을 하면서 멜로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끝까지 멜로 라인을 형성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대본에는 있었지만 러브 라인이 드라마의 장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들어냈다”며 “시청자보다 앞서 가지 말자, 시청자들이 ‘손 잡아야지’ ‘너희 사랑해야지’ 그렇게 나오고, 둘이 사랑인지 뭔지 모르고 그렇게 진행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이 시작되면 드라마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안된다"며 “시즌을 많이 하다가 마지막에 러브 라인이 본격화됐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에스콰이어’가 시청자들에게 여러 사건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지만 결코 한쪽을 치우치지 않는 윤석훈 변호사 같은 사람이 몇 명만 있어도 긍정적으로 변할 것 같다”며 “저희 드라마에 나온 여러 사건을 보고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미연에 방지하기도 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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