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독일행 ‘中 로봇청소기’ 기업이 보여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진화

中 드리미, 獨에 최고급 전기차 전초기지

中 기업, 글로벌 프리미엄 전환 가속화

“고급화 넘어 혁신 주도하는 리더로 변화”

드리미가 개발 중인 전기차 이미지. 사진 제공=드리미




국내에 로봇청소기 브랜드로 잘 알려진 중국의 드리미 테크놀로지가 독일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에 나섰다. 드리미의 최고 경영자(CEO)인 위하오는 이달 8일 독일을 방문해 ‘드리미 자동차’(Dreame Cars) 신규 공장 부지 선정 작업을 직접 진행했다. 드리미는 고급차 시장 진출을 정조준해 독일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 지역을 전기차 생산의 주요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브란덴부르크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현지의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 이를 통해 연구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드리미 측은 설명했다. 또 동시에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효율적인 생산·유통 네트워크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드리미 관계자는 “드리미는 로봇과 스마트 하드웨어 분야에서 축적한 첨단 기술을 자동차 산업에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탄탄한 공급망과 기술 생태계를 갖춘 독일 브란덴부르크 지역에 빠르게 자리 잡아 글로벌 고객에게 혁신적인 전기차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드리미가 첫 전기차 공장으로 독일을 점찍은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내 치열한 경쟁, 관세 등과 함께 중국 브랜드가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기존 이미지를 글로벌 시장에서 재정의 하려는 또 하나의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전기차는 성능이 뛰어나다 해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한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며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독일이 가진 이미지와 관련 시스템을 등에 업기 위해 처음부터 독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봇청소기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며 스마트 홈 업계 내 위상을 다져온 드리미는 올해 8월 말 자동차 산업 진출을 공식 발표하고, 2027년까지 첫 번째 최고급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드리미는 슈퍼카인 부가티 베이론을 직접 지목하며 뛰어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나타내기도 했다. 기존의 저가 이미지가 아닌 한 대에 수십억 원이 넘는 부가티 베이론과 같은 최고급 순수 전기차를 2027년까지 독일에서 생산한다는 것이다.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가 'IFA 2025’에서 선보인 로봇. AFP연합뉴스




중국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모습은 최근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올해 IFA에 적극 참가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 IFA에 참가한 1795개 전시업체 중 38% 이상이 중국 기업으로 올해 초 열린 CES 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실제 전시관에는 하이센스, TCL, 로보락 등 중국의 대표 기업들이 대규모 부스에서 첨단 기술이 적용 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 전시관에는 로봇이 춤을 추며 관람객들을 관심을 끌었고, 중국 가전 기업 TCL의 AI 집사 로봇 ‘에이미’도 부스를 돌아다녔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중국 로봇청소기들은 20㎝의 높은 계단을 올라가거나 세탁건조기에 스테이션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경쟁사 대비 한 차원 높은 기술을 보여줬다.

중국 경제 매체 이카이(Yicai)는 “IFA는 중국 브랜드가 양적 확장에서 질적 향상으로, 가격 경쟁에서 기술 중심 혁신으로, 제품 생산에서 가치 창출로 전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중국 브랜드들이 더 이상 비용 우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술 혁신, 브랜드 구축, 그리고 현지화 된 운영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등 제품 수출에서 브랜드 수출, 심지어 가치 수출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가 열리는 독일 메세 베를린에서 진행된 로보락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인파가 몰려있다. 허진 기자


IFA에 참여한 잔디깎이 로봇 제조 업체인 중국의 라오모우 테크놀로지의 관계자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유럽 언론과 소비자들의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더 이상 중국 제조업체를 값싼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보지 않고, 많은 신기술을 개발한 혁신 기업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고급화를 넘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AI) 칩과 전동 모터, 배터리, 각종 센서와 라이다 및 3차원(3D) 카메라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자율주행을 하는 로봇청소기는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이미 장악한지 오래다. 현재 글로벌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는 로보락이고, 이어 에코백스, 드리미, 샤오미가 뒤를 잇고 있다.

뉴욕 소재 컨설팅 기업 임팩트(iMpact)의 크리스 페레이라 CEO는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과거 중국 브랜드는 효율적인 공급망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식되곤 했지만 이제 중국 브랜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AI와 스마트 라이프와 같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트랜드를 설정하고 정의하는 등 참여자에서 리더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IFA, #드리미, #로봇청소기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