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씨의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지호씨의 모친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동생 이원주 씨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업무 등 이유로 서울에 머물렀다.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139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이 열렸다. 최근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지호씨도 입영식에 참가했다. 후보생들은 1시를 전후로 입교할 수 있는데 지호씨를 태운 검은색 밴은 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정문 검문소를 통과했다.
신분 확인 등을 위해 차량들은 검문소에서 창문을 내려 필요한 절차들을 거쳤지만 지호씨를 태운 차량은 질서 유지 등 이유로 곧바로 통과했다. 이 때문에 밖에서 동행인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임 부회장과 원주씨가 밴 안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영식 참가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원주씨는 식이 진행되는 중 지호씨를 보며 시종일관 안타까운 눈빛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업무 등 이유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고 현재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
139기 후보생들은 총 87명이다. 이들은 이달 23일 정식 입교 전 일주일간 초도 보급품을 지급 받고 신체 검사, 제식 훈련, 장교로서 군 예절 교육 등을 받는다.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은 해마다 전후반기 각각 두개 기수가 배출되며 같은 해 입사한 두 기수는 동기로 묶인다.
정식 입교 이후 이들은 11주간 장교 교육훈련을 받고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훈련 기간과 임관 후 의무복무 기간 36개월을 포함한 군생활 기간은 총 39개월이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국적을 갖고 있던 이씨는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복수 국적자가 장교가 되려면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병사로 입대하면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씨의 국적 포기를 두고 특권을 버리고 병역 의무 이행에 솔선수범을 보인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통계를 보면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병역 대상자가 자원 입영한 사례는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간 539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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