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한 동해 해상 광구 투자 유치 입찰에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입찰했다. 석유공사는 투자 유치 자문사와 함께 제안서를 검토한 뒤 입찰 기업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1차 시추를 진행한 대왕고래 유망 구조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돼 이번 2차 시추는 다른 유망 구조에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석유공사는 19일 오후 3시 마감된 동해 심해 유전 해저조광권 지분 입찰 공고에 2개 이상의 외국계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유전 2차 시추를 위해 3월 지분권 입찰을 개시했다.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다 석유공사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기술력도 충분하지 않아 해외 유전 개발 기업의 투자를 받기로 한 것이다. 석유공사는 우선협상 대상자가 최종 선정되기 전까지는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입찰 참여 업체의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석유공사 측이 내세운 입찰 조건을 고려할 때 BP와 엑손모빌 등이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업체 주요 모집 요건에는 심해 일산량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3년 이내 석유공사와 직접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한 업체 등이 포함됐다.
동해 심해 유전 해저조광권 입찰에 2개 이상의 업체가 뛰어들면서 표류 위기에 빠졌던 동해 심해 유전 개발은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 “향후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추가적인 탐사는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그동안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공동 조광권자와 함께 유망성 평가, 탐사 등 사업 계획을 새롭게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작 구조가 성사되면 심해 개발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분석을 통해 기존 물리탐사 자료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탐사 후보지를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심해 가스전 개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오일 메이저의 참여가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사업 구조에 따라 한국은 전체 비용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동시에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석유공사가 51%의 지분을 확보해 과반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정부는 최대 33%의 조광료를 거둘 수 있고 협상에 따라 ‘사이닝 보너스’도 추가로 확보할 여지가 있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큰 잠재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이젠 정치가 아닌 경영과 기술 차원의 문제로 봤으면 좋겠다"며 "향후 사업 참여 의향 기업들과 투자 조건을 놓고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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