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주 시장 판도가 다시 뒤바뀌었다. 앤하이저부시의 대표 브랜드 ‘미켈롭 울트라’가 멕시코 맥주 ‘모델로 에스페시알’을 제치고 판매량 기준 1위에 오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는 24일(현지시간) “미켈롭 울트라가 이달 14일까지 52주 동안 미국 소매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닐슨 IQ 자료 역시 지난 7월까지 술집과 식당 등 외식 채널에서 미켈롭 울트라가 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2년 전 모델로 에스페시알이 앤하이저부시의 간판 맥주 ‘버드 라이트’를 꺾고 1위를 차지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버드 라이트는 20년 넘게 부동의 1위였지만, 지난해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성과는 앤하이저부시가 두 해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는 의미가 있다.
앤하이저부시는 특히 무알코올 제품인 ‘미켈롭 울트라 제로’의 성공적인 안착이 성장세에 보탬이 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함께 저칼로리·무알코올 제품의 인기가 미켈롭 울트라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모델로 에스페시알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다. 미국 내 히스패닉 소비자층의 외식·모임 수요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불법 체류자뿐 아니라 합법적 신분을 가진 히스패닉계 전반에 ‘냉각 효과’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모델로와 코로나를 판매하는 미국 주류회사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와 소비 위축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들어 주가도 39%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델로 에스페시알은 여전히 금액 기준으로는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스당 평균 소매가가 미켈롭 울트라보다 약 7달러 비싸 판매량에서는 뒤졌지만 매출 총액에서는 앞서고 있는 것이다.
WBAL-TV는 "맥주 업계가 올해 상반기 소매 매출이 전년 대비 5%가량 감소하는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미켈롭 울트라의 약진은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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