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홍대 지역의 화장실 비밀번호가 무단으로 공유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대만 TVBS는 한 대만 누리꾼이 서울 홍대 일대 가게 화장실 비밀번호를 정리해 온라인에 올리면서 1만 5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남녀 화장실 각각의 비밀번호를 빼곡히 정리해 공유했으며 “홍대에서 화장실을 찾기 어려울 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강남, 부산, 제주도의 비밀번호는 너무 많아 정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실용적인 여행 정보”라는 긍정적 평가를 얻었지만 다수는 “사실상 데이터 유출”이라며 비판했다. 비밀번호는 대체로 해당 매장에서 결제를 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만큼 무단 공개는 상인과 현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화권 관광객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 전문가들은 “비밀번호를 통한 화장실 관리 방식은 대만 외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일부 유럽과 미국에서는 영수증에 비밀번호가 적혀 제공되며 이는 위생 관리와 이용객 통제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아시아에서는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등 공공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유럽은 상황이 다르지만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사용자 부담 원칙을 따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급한 상황에서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해 사용한 뒤, 이후 가게에서 간단히 소비하는 식으로 이용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상가 화장실은 고객 전용 공간”이라며 “비밀번호 무단 공유는 현지 상권과 방문객 간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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