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3대 명문 오케스트라가 다음 달 한국을 찾으며 주목받고 있지만 같은 시기 ‘조용한 강자’ 현악사중주단의 무대도 이어진다. 은퇴를 앞둔 전설 하겐 콰르텟, 베토벤 전곡에 도전하는 아벨 콰르텟, 국제 콩쿠르를 휩쓴 신예 아레테 콰르텟까지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국내외 사중주단이 나란히 관객과 만난다. 오케스트라의 화려하고 풍성한 무대와는 또 다른 응축된 깊이와 섬세한 울림이 이들의 매력이다.
45년 차 거장 하겐 콰르텟은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81년 하겐 가문의 네 형제가 창단한 이후 전 세계 현악사중주단들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한 이들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은퇴 시즌에 들어선다. 무대에는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사중주 16번, 베베른의 두 작품,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가 오른다. 초심과 황혼을 함께 담아낸 연주 인생의 회고록 같은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11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국내 대표 앙상블 아벨 콰르텟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의 세 번째 무대를 이어간다. 결성 13년 차를 맞아 젊음에 관록을 더해가는 이들은 11월 2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베토벤 현악사중주 3번, 9번 ‘라주모프스키 3번’, 15번을 선보인다.
올해 밴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한 아레테 콰르텟은 첫 정식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준비한다. 11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야나첵의 현악사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2번 ‘비밀편지’, 수크의 ‘옛 체코 성가 벤체슬라브에 의한 명상’을 연주한다.
앞서 이달에는 체코를 대표하는 78년 역사의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이 국내 순회 공연을 갖는다.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데카 등에서 수많은 음반을 발매하고 세계 유수 페스티벌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이들은 ‘작곡가 야나첵의 연주법을 완벽의 경지로 올려놓은 실내악단’으로 손꼽힌다. 이달 21~30일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드보르작의 ‘아메리칸’, 야나첵의 ‘크로이처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공연기획사 목프로덕션은 “줄지어 예정된 세계 정상급 현악사중주단의 공연이 국내 실내악 팬들에게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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