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1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포함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방위산업 등에 73조 원을 투입한다. 부동산 금융 중심의 대출 전략에서 탈피해 생산적 금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저신용 고객 이자 감면 같은 포용 금융에 7조 원을 지원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게 73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과 7조 원 상당의 포용 금융으로 구성된다. 우선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 10조 원을 출자한다. 전체 150조 원 가운데 민간 몫인 75조 원의 약 13%다. 금융사 중에서 구체적인 출자 금액을 내놓은 것은 우리금융이 처음이다.
우리금융은 또 그룹 공동투자펀드에 1조 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에 1조 원을 넣기로 했다.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에는 5조 원이 투입된다. 총 17조 원 규모로 우리금융의 지난 5년 투자 실적의 2배에 해당한다.
나머지 56조 원은 대출이다. 구체적으로 △첨단전략산업 기업과 밸류체인 19조 원 △지역 우수기술기업 16조 원 △혁신 벤처기업 11조 원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 7조 원 △우량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3조 원 등이다. 우리금융은 56조 원 규모의 융자로 5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대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고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현재 영업 구조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임 회장은 이날 “이자 장사 지적의 이면에는 부동산 금융에 치중하는 데 대한 비판이 담겨 있으며 이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이번 발표는 단순히 수치를 나열한 것이 아니며 우리금융이 선구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포용 금융도 강화한다. 상생금융 확대에 7조 원을 투입한다.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같은 소상공인 금융 지원에 480억 원, 배드뱅크를 포함한 정부 연계사업에 1000억 원을 지원한다.
저신용 고객의 대출이자도 인하한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신규 고객에게 금리를 0.3%포인트 낮춰주고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은행 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 이들에게는 0.4%포인트, 8등급 이하는 1.5%포인트의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이날 행사에는 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 대표들이 총출동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임 회장이 주재하고 자회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가동하고 프로젝트의 성과 관리와 리스크 현황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자회사별 성과 평가에도 생산적·포용 금융 배점을 최대 30% 비중으로 신설한다. 임 회장은 “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가계·부동산 대출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돌려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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