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들어 첫 명절 해외 출장이다. 격화하는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핵심 거점을 직접 둘러보고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출장길에 나선다. 이 회장은 통상 설과 추석 연휴에 해외 사업장을 찾아왔지만 올해 설에는 이례적으로 국내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는 미국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현지 생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 불확실성은 삼성전자가 직면한 가장 큰 경영 변수다. 이 회장이 직접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진 대목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점도 재방미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 회장은 올 7월과 8월에 연거푸 미국을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다시 한번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올해 아직 방문하지 않았던 유럽이나 중동 등 다른 지역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삼성의 주요 생산 기지인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을 점검할 수도 있다.
이 회장의 명절 현장 경영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유럽을 찾아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을 격려했고, 2023년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와 파나마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지원했다.
재계 관계자는 “설 연휴에는 국내에 머물렀지만 글로벌 관세 현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 해외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들이 해외에 있거나 군 복무 중이라 이 회장이 명절에 국내에 머물 이유가 적다는 점도 해외 출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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