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산업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파크골프가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죠.”
실버 산업 전문 기업 라온아띠를 이끄는 윤경진 대표는 파크골프의 부상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보행기, 지팡이 등 기초 보조기구 제조업으로 출발한 라온아띠는 이제 시니어의 레저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윤 대표가 주목한 새로운 무대가 바로 파크골프다.
라온아띠는 ‘즐거운 친구’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처럼, 시니어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윤 대표가 처음 발을 들인 영역은 기초적인 보행 보조기구였지만, 그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여행·실버타운·레저 등 시니어가 움직이고 생활하는 모든 영역이 다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윤 대표는 4년 전부터 파크골프를 실버 산업 확장의 매개체로 지목했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 고령층의 여가·건강·사회적 교류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부친이 파크골프를 즐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현장을 확인한 뒤 그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파크골프는 위험 부담이 적고,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관계를 형성하는 데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가 지켜본 파크골프 현장은 이미 뜨겁다. 수도권 도심에서는 예약이 어렵고, 관광과 결합한 버스 투어 상품이 등장하는 등 확장세가 눈에 띈다. 그는 “지금은 시니어가 주도하지만 곧 50~60대 초반의 ‘젊은 고령층’이 진입하고, 나아가 3대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며 파크골프의 대중 스포츠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질수록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윤 대표는 이 과정에서 차별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디자인’을 꼽았다. 과거에는 기능성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멋’이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60~70대는 멋을 굉장히 중시한다. 패션처럼, 어떤 클럽을 들고 있느냐가 곧 자기 표현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YCB는 산업 디자인 전문 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색상과 세련된 라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사용자 특성에 맞춘 개성 있는 디자인을 접목한 ‘마루’ 클럽 시리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적 제품이다. 윤 대표는 “파크골프채는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개성과 감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며 디자인을 파크골프 시장의 새 경쟁력으로 정의했다.
제품의 외형만큼이나 중요한 건 신뢰다. 윤 대표는 인터뷰 내내 정직한 공정과 투명한 유통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OEM 제품을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라온아띠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정직하고 투명한 생산 방식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 대표가 추구하는 브랜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그는 “노인들은 작은 불편도 크게 느끼기 때문에 현장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고, 인체공학적 설계와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결국 브랜드 신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라온아띠가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이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파크골프 역시 노인의 운동에서 출발했지만 곧 세대를 연결하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단순히 채를 잘 만드는 게 아닙니다. 시니어분들이 삶을 더 즐겁게 살고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 그것이 라온아띠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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