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14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3년 만의 최대 규모이자 버핏 회장이 연말 은퇴 전 집행하는 마지막 인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9월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석유화학 부문 자회사 옥시켐을 인수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인수가액은 100억 달러(약 14조 880억 원)로 2022년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후 최대 규모다.
옥시켐은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부로 올해 상반기 매출만 24억 2000만 달러(약 3조 3988억 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옥시덴털은 옥시켐 매각 대금을 애너다코페트롤리엄(550억 달러)과 크라운록(130억 달러) 인수 당시 일으킨 부채를 갚는 데 쓸 것으로 전망된다.
버크셔해서웨이와 옥시덴털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옥시덴털은 애너다코 인수를 위해 셰브런과 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버크셔가 100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덕분에 인수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버크셔는 이후 꾸준히 옥시덴털의 지분을 매입해 왔으며 현재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인수 협상은 버핏 회장의 은퇴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이뤄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버핏 회장은 올 5월 주주총회에서 연말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고 그레그 아벨 부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밝히며 60년 만의 은퇴를 선언했다. 버크셔는 최근 몇 년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며 현금 보유액을 이례적으로 늘려왔지만 최근 들어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 16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버핏 또한 “현금성 자산보다 좋은 기업을 소유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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