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뷰티 트렌드가 유독 빨리 바뀌고 있어요. 이 때문에 과거에는 1년 정도였던 제품 기획 사이클이 이제는 6개월도 모자라 3개월로 단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신지선 트렌디어AI 데이터 비즈니스 총괄은 “K뷰티 소비자들의 니즈가 굉장히 자주 바뀌면서 기업이 트렌드를 조사하는 주기도 자연스럽게 더욱 짧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트렌디어AI는 15개국에서 운영되는 30개 이커머스 채널 데이터를 분석해 글로벌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요 대상은 뷰티와 퍼스널케어 등인데 채널별 판매 순위 트렌드에서부터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게 있는 제품이나 리뷰의 키워드 분석 등을 공급함으로써, 기업이 실시간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빠른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안으로 커버리지를 19개국, 38개 채널로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 세계 3000개 상당의 뷰티 브랜드사와 제조사, 원료사, 리테일사 등이 트렌디어AI의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올리브영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과 같은 대표 뷰티 기업들이, 해외에서는 코스메와 큐텐, 아마존 재팬, 세포라 US, 타겟 US, 아마존 프랑스 등이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총괄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이나 상품기획 담당자들이 트렌디어AI의 데이터를 주로 이용한다”며 “신제품을 기획할 때 어떤 콘셉트를 구성할지에서부터 타깃 대상 등을 정하는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는 물론, 초개인화 현상이 뷰티 업계에도 나타나면서 데이터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유행하거나 주변에서 추천하는 것들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본인의 피부 고민이나 원하는 성분 등에 기반해 제품을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신 총괄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굉장히 세분화되다 보니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고객이 원하는 성분이나 고민 등을 제품의 소구(訴求)점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구점(USP·unique selling point)은 '기업이 소비자로 하여금 특정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구매하도록 강조하는 것'을 뜻하는데, 주로 마케팅 업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제품들을 소개하는 상세페이지에서부터 리뷰 등을 크로스체크하고 고객이 어떤 소구점에 반응했는지를 파악하면, 현재 트렌드는 물론 해당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 등을 분석해 기업이 소구점을 정하는 것이 보다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급상승하고 있는 K뷰티의 인기가 유럽 등지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총괄은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에서 최근 K뷰티에 대한 반응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과거 뷰티 업계에 있어 별다른 랭킹 변화가 없던 곳들"이라며 “가장 보수적인 시장이라고 불리던 일본에 K뷰티가 들어서면서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낸 것처럼 유럽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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