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에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가 3000억 원 규모 인수금융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실적 부진으로 리파이낸싱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투자 당시 인수금융을 제공한 금융사들에 만기 1년 연장을 요청했다. 기존 만기는 다음 달까지다. 인수금융 주선사는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이고 대주단에는 10여 개 금융사가 참여했다.
이번 연장이 처음은 아니다. 당초 인수금융 만기는 5년이었는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만기 연장 요청이다. 인수금융을 조달한 운용사는 통상적으로 리파이낸싱 카드를 활용한다. 대출 만기를 여유 있게 확보하고 이자 조건 등을 유리하게 재설정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부진한 탓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은 지난해 무산됐다.
인수금융 만기 연장은 대주단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투자처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건실하고 대주단을 달래기 위한 조건 조정이 따라오기 때문에 연장 추진이 불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주단 측에 선순위 대출금 일부 상환과 수수료 지급 등이 제안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유럽사업 성과는 기대해볼 요소”라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9년과 2021년에 걸쳐 2차전지 동박 생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해외 자회사 세 곳에 총 1조 25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약 5000억 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이후 일진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에 인수됐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재출범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고, 인수금융도 일부 상환했다.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통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매출 9022억 원, 영업손실 64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 3629억 원, 영업손실 771억 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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