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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식음료 M&A…'해외·제조' 중심 재편 가속[시그널]

투썸 칼라일그룹, KFC코리아 인수

외식 전반 포트폴리오 강화 나서

런던베이글·성경식품 매각 이어

'코스트코 공급' 엄지식품 매물로

과거 '몸집 키우기식' M&A보다

해외확장·공급망 등이 거래 핵심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투썸플레이스가 KFC코리아를 품으려는 것은 최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볼트온(연관 기업 추가 인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칼라일은 2021년 투썸플레이스를 약 1조 원에 인수한 후 자체 매출 확대에 집중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외연 확장을 모색해왔다. UBS 기업금융 부문장 출신 김신영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중심으로 경영 안정화를 이뤘다. 특히 칼라일그룹은 지난해 KFC홀딩스재팬을 사들인 만큼 한일 양국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KFC 인수 추진은 커피 중심의 단일 브랜드 구조에서 벗어나 외식 전반으로 사업을 넓히려는 구상으로, 현재 투썸플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문영주 대표의 이력과도 연관이 깊다. 문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식음료(F&B) 프랜차이즈 경영인으로, 미국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를 한국에 도입하고 마켓오’ 레스토랑 등 브랜드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10년간 버거킹 대표를 맡아 '한국 버거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얻은 문 대표는 2023년 투썸플레이스로 영입됐다. 칼라일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문 대표의 경영 철학이 맞물린 결과인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K-푸드’ 열기 속 이번 KFC딜을 계기로 F&B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F&B 시장에 굵직한 매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줄 서서 먹는 베이글'로 잘 알려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최근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약 2000억 원에 팔리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조미김 제조업체 성경식품은 삼천리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이다. 김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광천김도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하고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두 회사 모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와 포장 등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인수 후보들의 관심이 크다.



사모펀드 UCK캐피탈이 투자한 가정간편식(HMR) 제조사 엄지식품 역시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북미 대형 유통망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을 비롯한 주요 유통 채널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진 점이 매력도를 높인 요인이다.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손바뀜이 이어지고 있다. 명륜진사갈비, 요아정, 노랑통닭 등 주요 브랜드가 새 주인을 찾고 있고 이랜드이츠는 다이닝·디저트 브랜드 9개를 묶어 통합 매각을 추진 중이다. 소비 둔화와 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점포 확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핵심 브랜드 중심으로 체질을 정비하려는 의도다.

최근 M&A 흐름은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예전에는 점포 수를 늘리거나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기 위한 거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과 제조·공급망 경쟁력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내수 중심 브랜드는 매수자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는 반면, 해외 수출 비중이 높거나 원료·소스 등 생산 기반을 가진 업체에 대한 인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물론 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F&B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외식업 전반의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가맹점주 보호 강화 등 제도적 요인까지 더해져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도 큰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B 산업은 여전히 자금이 몰리는 분야다. 제조 기반을 갖추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내는 식품기업은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한류 식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김이나 간편식·디저트 등 국내 브랜드의 해외 확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거래보다는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과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며 “식품·외식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선택과 집중이 거래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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