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 달가량 앞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있었던 모임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국 상황과 관련해 ‘비상 대권’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중 발언 기회를 얻어 “국군의날 행사를 마치고 군 수뇌부 20여 명 정도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다. 급조한 일정이지 않으냐”고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며칠 전 연락을 받았고 따로 사복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군 수뇌부들이 다들 자대로 가야 한다고 몇 사람만 온다고 해서 관저에 있는 주거 공간으로 갔다”며 “한 8시 넘어서 오셔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느냐. 술을 많이 먹었죠”라고 물었다. 또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며 어이없다는 듯 질문하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고 하셨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하셨다”고 증언했다. 이어 “제가 차마 그 말을 검찰에서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 말 앞뒤로 비상 대권을 언급하신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답변을 들은 뒤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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