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아웃풋갭을 고려하면 완화적 통화 사이클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의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 ‘핀테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간 금리 인하 기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던 이 총재가 금리 인상으로의 방향 전환(피벗)까지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권시장 약세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 위로 상승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기가 지난 5월 인하를 끝으로 사실상 종료됐으며 동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전날 공개된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의사록에서도 다수의 금융통화위원들은 추가 인하 시 주택시장 과열 우려와 외환시장 불안 등 부작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 "외환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당국이 개입할수 있다"는 구두개입성 발언도 내놨다. 이 총재는 원화 약세의 이유로 미국 인공지능(AI) 주식의 변동성, 미중 무역역학 변화 등 외부 요인을 꼽으면서도 "시장이 이런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달 말 열리는 금통위에서의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한 바 있는 데 시장에서는 1.8%대로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총재는 또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 “적어도 빠르게 올라갔던 것에서 둔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없다"면서도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의) 불길을 잦아들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세부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기초과학 역량과 한국의 응용·제조 기술이 결합된 합작 벤처(JV)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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