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후 처음으로 ‘15% 룰’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시 2개월의 자체 해소 기간이 주어지지만 12월 말 다시 한도를 초과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연말까지 거래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의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2억 1680만 주로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13억 8465만 주) 대비 15.7%로 집계됐다. 15%를 초과하며 ‘15% 룰’을 처음으로 위반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은 매월 말일 기준 대체거래소의 최근 6개월 평균 거래량이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의 15%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 9월 종목당 거래 비중이 한국거래소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는 1년간 유예했지만, 시장 전체 15%룰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는 12월 말까지 한도를 해소하지 못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처지다.
3월 4일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9월 말 15%룰을 처음으로 적용받았다. 넥스트레이드의 급성장세에 해당 비중은 15%를 넘길 것으로 관측됐는데 넥스트레이드는 8월 20일 79개 종목, 9월 22일 66종목을 축소해 거래 비중을 15% 밑인 14.5%로 가까스로 맞췄다.
그러나 10월 들어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이 급증하며 다시 상한선을 소폭 넘어섰다. 거래 대금 역시 상승했다. 4~9월 평균 거래 대금 비중은 40.9%였지만 5~10월 기준으로는 44.5%로 올라섰다. 잇따른 종목 축소 조치에도 실질적 유동성이 소수 종목에 더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이 급등한 배경에는 10월 증시 급등과 변동성 확대가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대형 이벤트를 전후로 코스피가 3450선에서 4100선까지 약 19% 오르며 단기 매매세가 몰렸다. 정규 시장 전후로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 거래량이 폭증했다. 이 시기 거래가 넥스트레이드로 집중되며 거래량 비중이 15%를 넘어서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실제 거래 내역을 보면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29일 코스피는 1.76% 상승했고 이날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는 평소의 3배에 가까운 7만 3000주의 거래량이 나타났다. 다음 날인 30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5조 달러 돌파 이슈가 겹치며 프리마켓 거래량이 7만 5000주로 치솟았다. 이틀 연속 장전·장후 거래 집중이 이어지며 총 거래량이 30만 주를 돌파했고 프리·애프터마켓이 없는 한국거래소 대비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비중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10월 폭등장에 이어 11월에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며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비중은 한도선 부근을 오르내리고 있다. 3일부터 11일까지 평균 거래량 비중은 13.9%로 15%를 넘지 않았지만 코스피가 2.37% 급락했던 4일에는 거래량 비중이 20.2%, 거래 대금 비중이 60.0%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결국 고육지책으로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까지 축소에 나섰다. 5일부터 12월 말까지 카카오·에코프로 등 20개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가운데 이 중 17개가 대표지수 편입 종목이다. 그동안은 유동성이 작은 중소형주 위주로 거래 대상을 줄여왔지만, 이번에는 확실한 거래량 한도 관리를 위해 핵심 지수 종목까지 손을 댄 것이다.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는 향후 유동성이 몰리는 대형주들의 추가 거래 중단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잇따른 종목 축소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가능 종목은 출범 당시(3월 말) 약 800개에서 8월 79개, 9월 66개, 11월 20개가 잇따라 줄어 현재 약 630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10월에 거래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해 어쩔 수 없이 축소 대상 종목에 대형주 일부가 포함됐다”며 “12월까지 거래량을 맞추려고 하지만,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은 최대한 덜 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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