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는 유례없는 강세장이 펼쳐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지향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 치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보한 투자 자금으로 보다 공격적인 상품을 매집하며 국내 증시 불장에 뒤늦게 참여하는 모양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10월 10일부터 11월 12일까지)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 10개 중 8개가 안정형 ETF로 집계됐다. 금리형 파킹 상품인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과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이 각각 순매도 2·8위를 기록했다. 개미들은 해당 두 상품을 각 1300억 원어치와 30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파킹형 ETF는 우량 기업어음(CP)과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단기 보관형 상품으로 강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하다.
배당 ETF에서도 대량의 자금 이탈이 밝생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위),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5위),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10위)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6위)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9위) 역시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구조의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도 7위에 올랐다.
개미들이 안정형 ETF를 회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코스피 지수 불과 최근 한 달 사이 종가 기준 3610.60에서 4150.39로 약 15% 급등하면서 위험 자산 선호가 빠르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기존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지수 상승·하락 양방향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개인들은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을 1조 300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고, 반대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330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강세장 속에서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양방향 베팅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ETF 시장 전체 규모도 강세장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불어났다.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 총액은 11일 기준 282조 5400억 원으로 집계돼 280조 원을 다시 넘어섰다. 순자산은 이달 3일 처음 280조 원을 돌파한 이후 국내 증시 조정으로 잠시 270조 원대로 내려갔으나, 6거래일 만에 재차 280조 원대를 회복했다.
한 운용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성향이 안전자산 축적에서 고위험·고수익 추구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향후 변동성 확대 시 되파는 물량이 시장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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