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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는 왜 소송전에 빠졌나 [김연하의 킬링이슈]

차액가맹금 이어 가격 통제 손해배상 소송도 예고

배달앱 상대 수수료 반환 요구 단체소송도 진행될 듯

배달 비중 증가·내수 침체 등에 수익성 악화돼

프랜차이즈 산업 둘러싼 갈등 표면화되나

한 시민이 치킨집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소송이 프랜차이즈 업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시작은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송이었습니다. 2020년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는 모두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사실상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재판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차액가맹금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각종 식자재나 포장재 등 원·부재료를 구입한 뒤 가맹점에 이를 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취하는 마진을 뜻하는데요,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별도의 합의나 동의 없이 이 같은 차액가맹금을 챙기는 것이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피자헛 판결 이후 치킨 등을 포함한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소송에 뛰어들면서 현재 진행되는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만 약 2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송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본사의 가격통제에 반발하는 점주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교촌치킨과 BHC 등 복수의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가격통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판매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합니다. 본사가 권장소비자가를 내세워 판매 가격을 정하는 것이 가맹사업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 어긋난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맹사업법 제12조 1항 2호는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 상대방, 거래 지역이나 가맹점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습니다. 본사가 원재료를 제때 공급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점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송은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배달 앱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YK는 최근 복수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배달의민족 상대 단체 소송 기획안’을 발송하고 소송인단 모집에 착수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그간 고객이 사용한 할인 쿠폰 금액을 입점업체의 매출에 포함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매출을 더 많이 책정함으로써 더 높은 중개수수료를 받는 등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입니다. 배달의민족은 올 5월 할인 후 매출에 대해 수수료를 수취하도록 기준을 바꿨는데요, 가맹점이 부담하는 부분만 수수료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고 프랜차이즈 본사가 부담하는 부분은 여전히 매출에 합산해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한 만큼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YK 측은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프랜차이즈 업계 내 갈등이 격화되는 원인 중 하나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를 꼽습니다. 외식업계의 경우 코로나19를 거치며 배달 주문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난 반면 매장 취식 비중은 크게 줄었는데, 이 과정에서 점주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나빠졌다는 설명입니다. 배달 주문의 경우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으로 인해 대개 매장 취식보다 수익성이 낮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같은 메뉴여도 배달 주문에 한해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계속되는 원재료값 인상과 내수 침체도 가맹점주들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물밑에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라는 분석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만 존재하던 과거와 달리 배달 플랫폼 등으로 이해 관계자가 넓어지면서 갈등이 다각화되는 것이라는 설명도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던 시기에는 출점과 매출 확대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수익 배분에서부터 계약 조건 등 구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연하의 킬링이슈'는 식품·패션·뷰티 업계의 주요 현안과 트렌드, 기업 전략, 시장 변화를 깊이 있게 전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관심 있는 독자들께도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구독하시면 최신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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