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이 공사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 소송 등 각종 악재를 겪고 있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각종 소송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경영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원개발은 올 8월 부산 양정산호 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사업 조합으로부터 공사 계약 해지를 전달받았다. 이 사업은 부산진구 양정동 271-2번지에 404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 금액은 1296억 원으로, 연 매출액(연결 재무제표 기준)의 30% 가량이다. 동원개발은 계약 해지 사실을 한 달 뒤에야 공시해 이달 3일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도 지정됐고, 제재금 2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동원개발은 계약 해지에 불복해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30일 강원 고성군 청간리 공동주택 신축공사 수주 해지를 통보받았다. 이 사업은 지하 1층~지상 29층의 공동주택 29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건축 프로젝트이다. 2021년 수주한 공사였지만 4년 만에 도급 계약이 해제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착공이 미뤄지며 인건비나 원가 등이 많이 올라 시행사 지음과 공사 금액 증액을 두고 협의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해지 금액은 615억 원으로, 동부건설 연 매출액의 5%가량 된다.
중대재해 관련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시공능력 24위 금호건설은 2023년 발생했던 충북 청주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유가족들로부터 174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지난해 매출액 1조 8757억 원의 9.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2023년 집중 호우로 임시 제방이 붕괴되며 지하 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진 사고다. 금호건설은 오송지하차도 시공을 맡은 바 있다. 시공능력 34위 HJ중공업은 이달 7일 건설 부문 전 현장 공사를 중단했다. 울산기력 4·5·6호기 해체 공사 현장 중대재해 발생 때문이다. 공사 중단 분야 매출액은 1조 345억여 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55%에 달한다.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사계약 해지와 소송 악재 등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보다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한 만큼 타격이 한층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건설경기의 악화 등으로 중견·중소건설기업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출 감소와 각종 소송으로 재무 건전성 등 경영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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