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억만장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오랜 측근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하원의원에 대해 “좌경화됐다”며 지지를 철회했다. 이는 같은 날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나온 기사에서 그린 의원이 “엡스타인 파일 공개는 가장 쉬운 일인데 그걸 막으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그린 의원을 ‘반역자(Traitor)’라고 몰아세우며 “좌파로 돌아서서 공화당 전체를 배신했다”고 힐난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수십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돼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유력 인사 명단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과거 그와 교류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세간에 오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해당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7월 돌연 수사를 종료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민주당은 최근 엡스타인의 생전 e메일 일부를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범죄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하원도 이르면 이번 주 엡스타인 관련 모든 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주요 외신들은 엡스타인 스캔들이 장기화하면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15일 미국 정부윤리국(OGE)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8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최소 8200만 달러(약 1190억 원) 규모의 회사채와 지방채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는 브로드컴·퀄컴·인텔·메타·홈디포·골드만삭스 등 정부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들의 회사채도 포함돼 이해충돌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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