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수익률이 약 10%였다고 가정해 봅니다. 한 투자자가 중간에 주식을 매도해 20년 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10일만 놓치더라도 수익률은 6%로 감소합니다. 이탈 기간이 20일로 늘어나면 수익률은 3.5%까지 추락합니다.”
댄 올드로이드 JP모건자산운용 TDF 전략 총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JP모건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의 본질은 꾸준히 투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드로이드 매니저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시장 상황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행위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잦은 매매가 장기 수익률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일곱 번의 ‘최고의 상승장’ 중 여섯 번이 최악의 하락일 바로 다음 날 발생했다”며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포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에 머물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드로이드 매니저는 퇴직연금 투자자의 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라고 강조하며 이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 타깃데이트펀드(TDF)라고 제시했다. TDF는 투자자의 나이와 은퇴 시점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장기 복리 효과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JP모건이 현재 운용 중인 글라이드패스(자산 배분 전략)의 경우 미국 비중이 약 65%로 가장 높고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과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 비중을 각 25%와 10%로 가져간다. 주식 투자도 국가별로 분산해 위험을 최대한으로 낮춘 것이다. 그는 “TDF의 목적은 투자자가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은퇴 시점까지 꾸준히 투자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S&P500 수익률의 절반에서 3분의 2 수준의 성과를 내는 대신 변동성을 줄이는 구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TDF의 낮은 비용 구조를 강점으로 꼽았다. TDF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규모의 경제가 형성돼 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올드로이드 매니저는 “미국의 대부분 TDF는 기업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직장 내 퇴직연금을 통해 운용된다”면서 “예를 들어 IBM 같은 대형 기업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며 더 낮은 비용으로 펀드에 접근할 수 있고 이런 규모의 경제가 모든 참가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현재 미국을 제외한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현지 운용사와 협력해 TDF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화자산운용과 협력 관계를 맺고 연금 상품을 제공 중이다. 그는 “JP모건의 기본 글라이드패스에 현금 흐름, 퇴직 시점, 통화 등 주요 변수를 한국 경제 및 금융 환경에 맞게 조정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JP모건자산운용에 입사한 후 투자 전략가와 리서치 담당 등을 역임한 올드로이드 매니저는 현재 글로벌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에서 퇴직연금 전략과 상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공인재무분석사(CFA)와 공인대체투자분석사(CAIA) 자격증을 모두 보유한 그는 2014년 당시 미국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가 선정한 ‘올해의 자산배분운용팀’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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